공지사항
지난달에 (11/23) 한통의 쪽지를 받았다.
모 게임 회사에 근무하신다는 그분은 게기모 회원이셨고 오랜 시간 동안 카페 활동이나 블로그 활동을 지켜본터라 조심스럽게 면접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는 회사의 구인 공고를 링크로 함께 보내주셨다.
링크를 봤는데 구인 공고 상에는 밸런스 디자이너를 뽑는 내용으로 역할은 문제가 없었으나 뽑는 사람이 사원급 같았기에 나랑은 맞지 않는것 같았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쪽지를 보냈다.
[뽑으시려는 분이 사원급인데 전 연봉이 PD급이라 연봉 부분에서 맞지 않을것 같습니다. 괜찮으신가요?]
물론 이 내용 말고도 개발팀과 관련된 몇몇 문의를 함께 보냈었다. 그러자 그분은 친절하면서도 진솔하게 답변을 해 주셨는데 요약을 하면
[회사에 문의해 봤는데 팀장급 수준으로 뽑는다고 하셨다. 연봉 부분은 본인이 논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라는 내용이었다. 말씀하신분이 팀원이셨기에 그 부분으로서는 당연한 말씀이셨다.
개인적으로 해당 회사의 팀장급 연봉 테이블이 내 연봉을 포함하고 있는지 없는지 알수 없으니 내 연봉대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여 그래도 가능하시다면 면접을 보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그러자 경력 내용과 성함은 인사팀에 공유되어 있으니 구인 공고에 있는 인사팀의 메일 주로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하셨다. 연봉과 관련한 부분은 회사랑 직접 말씀 나누셔야 할것 같다는 말도 잊지 않으셨다.
이에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메일로 보냈다.
월요일에 쪽지를 받았고 2번의 문의 후 이력서와 포폴을 보낸건 목욕일 오전이었다.
하루가 지나고 금요일 저녁이 되었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으셨다. 메일을 잘 받았다는 확인 메일도 없었기에 전달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였다. 또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면접 제의를 받은 후 이력서와 포폴을 첨부하면 바로 연락이 오곤 했지만 생각보다는 좀 늦는것 같았다. 하지만 뭐... 회사마다 사정이 있는거니까.
그래서 연락을 주셨던 분에게 조심스럽게 쪽지로
[이력서와 포롤을 보내드렸는데 아무런 말씀이 없어 확인 부탁드린다] 라고 말씀을 드렸다.
불금을 보내시던 그분은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답변을 해 주셨다. 해당 이력서를 실장님 열람 후에 대표님께서 전달 받으셨고 고민 중에 계신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도 진솔하게 말씀해 주셨다.
여기까지는 뭐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 큰 이슈가 없는데...
한 주가 지나갔다. 역시 아무런 연락도 없다.
정답은 알고 있다.
이력서를 봤더니 연봉이 부담되시거나
연봉은 문제가 되지 않는데 내 이력이나 내 능력이 생각보다 부족한것이라 채용할 수 없다고 결정하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떨어졌다. 라는 결론을 추론하기에는 일주일이란 시간은 차고 넘친다.
헌데 뭐랄까...
보고 싶다는 초대를 받고 방문을 해서 인터폰을 눌렀는데... 얼굴 확인하자 묵묵부답이라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느낌
미안하다. 사람 잘 못 본거 같으니 돌아가 달라.
라는 말 한마디가 어려우셨나보다. 아니면 그럴 가치도 못 느끼셨던가...
뭐... 누굴 탓하겠는가... 대답해줄 가치고 없는 나를 만든건 나 자신이니...
그리고 ㅎㅎ 워낙 독특한 경험이 많던지라 이정도는... 속으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 아니겠는가...
헌데 왜 블로그질이냐고?
또 한주가 지나가고 있던 무렵 어제 그분으로 부터 쪽지를 받았다.
[마지막에 면접 일정을 잡기 위해 연락드렸었다는 피드백을 받았는데 면접에 오지도 못하셔서 아쉬웠다. 오시면 커피라도 한 잔 대접해 드릴려고 했는데 너무 아쉬웠다]
라는 내용이었다. 해당 보직은 다른 사람을 구했다는 말씀과 함께...
아...
내가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면접 일정을 잡았는데 내가 면접을 펑그낸 거구나...
이게 오버한거면 내가 면접을 안가겠다고 거절한거구나.
이분은 회사로부터 이렇게 듣고 알고 계시는거구나...
기껏 회사에 추천을 했더니... 면접을 거절해...
이분도 내심 당황하셨을텐데... 그래도 본인이 추천해 주셨기에 마지막 결과를 알려드리는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나이게 쪽지를 보내신거니...
참 재미있다.
갑자기 베테랑이 생각나더군
그냥 미안하다 한마디 하고 그부분에 대한 책임을 다하면 될 걸 일을 크게 만드는게...
영화나 현실이나...
회사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답 쪽지를 드렸더니 이분이 거듭 사과를 하셨다.
이에
[절 믿고 추천해 주신 분이니 오히려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대신 예의(?)상 회사만 쬐금 미워하겠다]
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래서 오늘부터 그 회사는 쬐금 미워하기로 했다.
뭐 내가 미워한다고 변하는게 있겠냐만은...
찌질한 백수의 투덜거림은 그냥 아랫동네의 일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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